브렌트유 100달러 국내 유가는 오르나 — 원화 강세가 남긴 것

브렌트유 100달러 국내 유가는 오르나 — 원화 강세가 남긴 것
브렌트유 100달러 국내 유가는 오르나 — 원화 강세가 남긴 것

9월 9일 한국시간 오후 4시20분 기준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100.02달러를 기록하며 7월 24일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선을 넘었습니다.
7월 24일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선을 넘긴 값입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언제 얼마나 오르는지, 원화 강세와 정부 대책은 그 상승분을 얼마나 막아주는지가 지금 가장 중요한 질문이 되었습니다.

목차

  1. 브렌트유 100달러 국내 유가, 다시 흔들기 시작했다 — 하르그섬과 수송로 이중 위기
  2. 국내 휘발유 가격, 왜 아직 안 오르나
  3. 원화 강세는 상승분을 얼마나 막아주나
  4. 100달러가 이어지면 어디까지 닿나
  5. 투자은행들의 유가 전망

브렌트유 100달러 국내 유가, 다시 흔들기 시작했다 — 하르그섬과 수송로 이중 위기

미군이 이란 하르그섬 인근을 공습하면서 긴장이 다시 높아졌습니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담당하는 거점이라, 정박하던 유조선 1척이 피격되자 이란 수출 차단 우려가 가격에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이란은 보복으로 요르단의 미군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고, 추가 공격 시 걸프 지역 에너지 시설을 겨냥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홍해에서도 사우디와 후티 반군이 4년 간 휴전을 뒤로 하고 교전을 격화해 사우디 남부 정유시설이 공격받았습니다.
세계 원유의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위험이 번진 상태라, 생산보다 수송로가 흔들리는 이중 불안이 가격을 밀어올립니다.
다만 국제유가가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주유비를 판단할 때는 아래의 국내 요인을 함께 봐야 합니다.

브렌트유 11월물 배럴당 100.02달러 (9월 9일, 7월 24일 이후 처음)
올해 브렌트유 평균 87.48달러 — 현재 값은 그보다 약 14% 높음
전국 휘발유 평균 L당 1,860.2원, 16주 연속 하락 (9월 첫째 주)
원/달러 환율 1,336원대 원화 강세 — 도입비용 상승 일부 상쇄
석유 최고가격제 약 30년 만에 도입, 이달 말 10차 연장 검토
브렌트유 100달러 국내 유가, 다시 흔들기 시작했다 — 하르그섬과 수송로 이중 위기
Original public domain image Wikimedia — 브렌트유 100달러 국내 유가, 다시 흔들기 시작했다 — 하르그섬과 수송로 이중 위기
사진: Original public domain image Wikimedia — CC0 1.0 (Openverse)

국내 휘발유 가격, 왜 아직 안 오르나

9월 첫째 주 전국 휘발유 평균은 L당 1,860.2원으로 전주보다 1.1원 내렸고, 경유와 함께 16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습니다.
국제 유가는 주유소 가격에 2주에서 1개월에 걸쳐 순차 반영되는 구조라, 지금의 100달러는 아직 주유소에 덜 닿은 상태입니다.
그 사이를 막아주는 장치가 둘 있습니다.
하나는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약 30년 만에 도입된 석유 최고가격제로, 상한이 가격을 묶어줍니다.
이 제도가 없었다면 8월 물가가 3.6%까지 올랐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올 정도로 상승분을 흡수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원유 수입처 다변화입니다.
상반기에 사우디 비중은 33.1%에서 30.5%로 줄었고, 미국산은 처음 20%대인 20.5%까지 늘었습니다.
중동 한 곳에 쏠려 있던 공급 위험을 흩어둔 덕에 단일 지역 사태가 가격에 그대로 닿지 않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두 장치가 유지되는 한 단기간에 휘발유·경유가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이달 말 최고가격제 10차 연장에서 상한을 올릴지 동결할지는 업계 전망이 엇갈리는 상태입니다.

국내 휘발유 가격, 왜 아직 안 오르나
Close gas station pump — 국내 휘발유 가격, 왜 아직 안 오르나
사진: Close gas station pump by Markus Spiske — CC0 1.0 (Openverse)

👉 원달러 환율 유가 동시 급등 — 1340원 복귀, 100달러 시대 내 지갑에 오는 데 며칠

원화 강세는 상승분을 얼마나 막아주나

원/달러 환율이 1,336원대로 내려가 있어, 원유를 사는 데 드는 비용 증가분이 일부 상쇄되고 있습니다.
원유는 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같은 달러 가격이라도 원화가 강하면 원화로 내는 돈이 줄어듭니다.
다만 그 상쇄 효과가 몇 퍼센트인지에 대한 수치는 확인된 자료에서 찾을 수 없었습니다.
국제 유가가 국내 소비자 가격에 그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까지가 확인되는 범위입니다.
정유사의 정제마진과 정부의 요소가격 정책 사이에서 걸러지기 때문에, 국제 유가가 10% 오른다고 주유소 가격이 10% 오르지는 않습니다.
정리하면 지금 국내 유가를 잡아주는 것은 세 겹입니다.
원화 강세가 도입비용을 낮추고, 최고가격제가 상한을 묶고, 수입처 다변화가 공급 위험을 흩어줍니다.

원화 강세는 상승분을 얼마나 막아주나

100달러가 이어지면 어디까지 닿나

휘발유 가격에는 최고가격제가 있지만 물가에는 그 장치가 없습니다.
유가 100달러가 이어지면 고유가에서 물가 상승으로, 다시 고금리 장기화로 이어지는 경로가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나프타 가격은 브렌트유에 연동되므로 석유화학 기업의 원료비 부담도 커집니다.
유조선 운임과 보험료가 함께 오르고 항공유 비용이 늘면 수출입 물류비 부담도 확대될 수 있습니다.
올해 브렌트유 평균은 87.48달러인데 이달 평균은 96.17달러로 크게 웃돌고 있어, 지금 값이 이어지는지가 다음 분기 물가와 비용의 기준이 됩니다.

100달러가 이어지면 어디까지 닿나

👉 9월 FOMC 금리 결정, 인상 확률 58% — CPI가 마지막 변수

투자은행들의 유가 전망

골드만삭스는 12월 브렌트유 전망치를 5달러 올렸고, 걸프 지역 생산이 하루 400만배럴 줄어들면 120달러를 웃돌 수 있다고 봤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충돌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95~120달러, 인프라가 널리 훼손되면 최대 15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100.02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골드만 전망까지 약 20달러, 최악 시나리오까지 약 50달러의 폭이 남은 셈입니다.
이 전망치들은 조건이 붙은 시나리오이므로 그대로 단정적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 브렌트유와 WTI 종가·장중 최고가를 날짜별로 정리한 매일경제 유가 기사

👉 7월 24일 이후 처음 100달러를 터치한 브렌트유 11월물 기록을 담은 서플 기사

👉 국내 휘발유 가격과 석유 최고가격제·수입처 다변화 현황을 적은 산경투데이 기사

👉 원화 강세가 원유 수입가 상승을 상쇄한다는 분석이 실린 헤럴드경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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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다음 글 예고

  • 9월 10일 미국 8월 PPI 발표 — 생산자 물가가 유가 상승을 반영하는지 확인하는 자리
  • 9월 11일 미국 8월 CPI 발표 — 예상치를 넘기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집니다
  • 9월 15~16일 FOMC — 금리선물시장은 0.25%포인트 인상 확률 60.4%를 반영한 상태
  • 이달 말 석유 최고가격제 10차 연장 결정 — 상한 인상이냐 동결이냐가 다음 달 유가의 기준이 됩니다
  • 이 글의 숫자는 9월 9일까지의 시세와 발표 기준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금 주유소 기름값은 오르고 있나요?

9월 첫째 주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은 L당 1,860.2원으로 16주 연속 내렸습니다. 다만 국제 유가가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2주에서 1개월이 걸리므로, 100달러 지속 여부에 따라 이 반영 시차 뒤에 흐름이 갈릴 수 있습니다.

Q. 원화가 강세면 유가 상승분이 다 상쇄되나요?

도입비용 증가분을 일부 상쇄한다는 보도까지만 확인됩니다. 상쇄 비율에 대한 공식 수치는 확인된 자료에 없어, 몇 퍼센트라고 숫자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Q. 석유 최고가격제는 언제까지 유지되나요?

이달 말 10차 연장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다만 유가 상승을 반영해 상한을 올릴지, 원화 강세로 도입비용이 내려간 만큼 동결할지는 아직 엇갈립니다.

요약하면 9월 9일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02달러로 7월 24일 이후 처음 100달러를 넘었지만, 전국 휘발유 평균은 1,860.2원으로 16주 연속 내려가 있습니다. 원화 강세와 최고가격제, 수입처 다변화 세 가지가 상승분을 아직 붙잡고 있고, 반영 시차는 2주에서 1개월입니다. 유가 100달러가 이어지는지는 9월 11일 CPI와 이달 말 최고가격제 연장 결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표지 사진: Anacortes Refinery 31911 by Walter Siegmund (talk) — CC BY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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