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 원인, 7월 1559원에서 두 달 만에 220원 — 수급이 밀었다

원달러 환율 하락 원인, 7월 1559원에서 두 달 만에 220원 — 수급이 밀었다

9월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34.7원까지 내려가 1,330원대에 진입했고, 오후 3시 30분 기준 1,340.5원으로 마감했습니다.
2024년 10월 4일 이후 약 1년 11개월 만의 최저 수준입니다.
7월 초 장중 1,559.2원에서 두 달여 만에 220원 이상 내려간 셈인데, 같은 날 발표된 미국 8월 고용지표는 시장 예상을 세 배 가까이 웃돌았습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인 와중에도 원화가 더 강했다는 것인데, 원달러 환율 하락 원인은 수급, 경상수지, 금리차로 나눠 정리되고 앞으로의 바닥과 반등 구간까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목차

  1. 왜 달러가 강한데 환율이 내렸나
  2. 원달러 환율 하락 원인 ① 수출기업의 달러 환전
  3. 원달러 환율 하락 원인 ② 경상수지 420억 달러 흑자
  4. 원달러 환율 하락 원인 ③ 한미 금리차 0.75%포인트
  5. 환율 하락, 앞으로 어디까지 갈까
  6. 환율 급락이 주는 이점과 수출기업 부담

왜 달러가 강한데 환율이 내렸나

이번 하락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이 여기 있습니다.
8월 미국 비농업 고용이 16만 2천 명 늘어 시장 예상치(5만 3천 명)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미국 경제가 좋다는 신호라 달러가 강해지는 재료인데, 원화는 그것마저 이겨냈습니다.
당일 달러인덱스도 99선을 기록해 달러 자체는 약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원화 쪽에서 달러를 사들일 물량이 워낙 많았다는 뜻입니다.
환율은 미국 경제만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시장에 풀리는 달러와 원화의 양, 즉 수급으로 움직입니다.
이번 하락은 수급 쪽에서 밀어낸 힘이 예상 밖의 호재를 눌렀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물량이 어디서 나왔는지가 다음 절의 주제입니다.

마감가 (오후 3시 30분) 1,340.5원
장중 저점 1,334.7원
최저 갱신 2024년 10월 4일 이후 약 1년 11개월 만
7월 1일 장중 대비 224.5원 하락 (약 14.4%)
7월 월간 하락률 8.09% — 2009년 3월 이후 최대
같은 날 코스피 6,995.39 (+4.61%)

원달러 환율 하락 원인 ① 수출기업의 달러 환전

가장 큰 축은 수출기업의 환전입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은 제품을 팔고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하는데, 이 거래를 네고라고 부릅니다.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는 행위라서 환율을 내리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이 네고 물량이 장중에도 계속 유입됐고, 달러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며 환율이 밀려 내려갔습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환원 기대가 겹쳤습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 쓸 돈을 마련하려 해외에서 들여온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원화 수요가 이어진다는 기대가 환율 하락에 힘을 얻었습니다.
하락의 출발점도 같은 흐름이었습니다.
7월 초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가 잦아들고, 7월 15일 SK하이닉스 ADR 상장으로 달러 자금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하락이 시작됐습니다.

원달러 환율 하락 원인 ① 수출기업의 달러 환전

원달러 환율 하락 원인 ② 경상수지 420억 달러 흑자

나라 전체로 보면 벌어들인 돈이 쓴 돈보다 크다는 뜻인데, 7월 경상수지가 420억 8천만 달러 흑자로 역대 2위를 기록했습니다.
달러가 이만큼 국내에 쌓였다는 이야기이고, 쌓인 달러는 결국 원화로 바뀌면서 환율을 누릅니다.
주목할 점은 돈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속도도 늦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경상수지로 벌어들인 달러가 해외 주식과 증권 투자로 그대로 유출되는 비중이 65%, 82%에 달했는데, 7월에는 13%와 15%로 급감했습니다.
해외투자 수요가 한산해지면서 달러가 국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고, 이것도 달러 공급 우위를 굳혔습니다.

원달러 환율 하락 원인 ② 경상수지 420억 달러 흑자

원달러 환율 하락 원인 ③ 한미 금리차 0.75%포인트

금리가 높은 나라 돈에 돈이 몰리는 게 외환시장의 기본인데,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가 가장 좁아진 시점까지 와 있습니다.
한국 기준금리는 연 3.0%, 미국 정책금리 상단은 연 3.75%라 차이가 0.75%포인트로 2022년 9월 이후 최소폭입니다.
금리 차이가 줄었다는 건 달러를 들고 있을 이유가 약해졌다는 뜻입니다.
같은 돈을 놓아도 원화와 달러의 수익 차이가 좁아지니 굳이 달러를 쥐고 있을 이유가 줄었고, 환율 상승을 받쳐 주던 힘도 함께 약해졌습니다.
여기에 엔화도 지렛대로 작동했습니다.
엔·달러가 155엔대에서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아시아 통화가 동반 강세를 이어갔고, 원화도 그 흐름의 몫을 받았습니다.
최근 두 달간 기준가 기준 환율이 오른 날은 10일뿐이었습니다.

원달러 환율 하락 원인 ③ 한미 금리차 0.75%포인트

환율 하락, 앞으로 어디까지 갈까

증권가들은 단기 바닥을 1,320원대에서 다질 가능성을 봅니다.
과거 원·달러 환율의 단기 급락은 대부분 하락률 15% 선에서 마무리됐다는 계산입니다.
이번에도 1,320원대까지 내려가면 1차 바닥 구간이라는 게 그 전망의 요지입니다.
다만 1,300원대 중반에서는 반등하는 힘도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중단하거나 축소하며 달러를 다시 매수했다는 관측이 9월 7일 장중 낙폭을 일부 되돌렸고, 삼성전자 특별배당 지급 이후 해외 주주가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역송금 수요도 하단을 받쳐 줍니다.
반대로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가 반등할 수 있는데, 다시 1,400원을 넘기는 것은 어렵다는 쪽이 우세하고 1,360~1,370원대가 반등 상단으로 꼽힙니다.
결국 방향을 가를 것은 9월 11일 발표되는 미국 8월 CPI입니다.
물가가 생각보다 강하면 금리 인상 기대가 커져 달러가 반등하고, 둔화라면 원화 강세가 이어지는 구도입니다.

환율 하락, 앞으로 어디까지 갈까

환율 급락이 주는 이점과 수출기업 부담

원화가 강해졌으니 같은 달러로 더 많은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해외직구와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완화되고, 수입 물가도 안정됩니다.
수입품을 사는 소비자에게는 실질적인 이득이 시작된 시점입니다.
반대편에는 수출기업이 있습니다.
달러를 받아 파는 구조라 원화가 강해질수록 이익이 줄어드는데, 환율 10원당 현대차와 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이 약 2,000억~3,000억 원씩 움직입니다.
조선사도 예외가 아니어서 환율 10원 하락 시 한화오션 분기 영업이익이 약 177억 원, HD현대중공업이 약 141억 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씨티그룹은 이를 반영해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0% 하향했습니다.
그 하향분 중 환율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영향만 약 5조 원입니다.
환율이 오래 낮으면 수출기업 실적이 지렛대의 반대쪽에 선다는 점을 이 다음에는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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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이 뒤에 볼 날짜

  • 9월 11일 미국 8월 CPI 발표 결과
  • 9월 FOMC에서 나올 금리 결정과 페드워치 확률 변화
  • 국민연금 환헤지 재개 여부와 배당 역송금 수요

자주 묻는 질문

Q. 두 달 만에 220원 하락, 어떤 요인이 가장 컸나?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입니다. 반도체 호황으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네고가 지속 유입됐고, 7월 경상수지 420억 8천만 달러 흑자가 이 흐름을 뒷받침했습니다. 한미 금리차 축소와 아시아 통화 동반 강세도 방향을 같이 했습니다.

Q. 환율 이제 얼마까지 내려가나요?

증권가들은 단기 1,320원대에서 1차 바닥을 다질 가능성을 봅니다. 다만 1,300원대 중반에서는 국민연금 환헤지 종료와 배당 역송금 수요가 하단을 지지합니다. 반등해도 1,400원 재돌파는 어렵고 1,360~1,370원대 상단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Q. 환율 급락이 개인 지갑에 주는 이점은?

해외직구와 해외여행 환전 비용이 줄어들고, 수입 물가가 안정되는 방향입니다. 다만 수출기업 실적에는 반대로 부담이라 환율이 오래 낮으면 우리 경제 전체에는 양면입니다.

Q. 9월 7일 고용지표는 왜 환율을 못 올렸나?

미국 8월 비농업 고용 16만 2천 명 증가로 예상치(5만 3천 명)를 크게 웃돌았지만, 달러 강세 재료보다 국내 달러 공급 우위가 더 컸습니다. 달러인덱스 99선의 강세에도 원화가 강세를 유지한 역행 현상입니다.

환율 방향이 바뀌면 수출기업 실적 전망도 함께 조정됩니다. 보유 종목의 환율 민감도를 한 번 확인해 보세요.

표지 사진: Currency Exchange International in King of Prussia Mall by Dough4872 — CC BY-SA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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